2021. 01. 26. 화요일
내가 캐나다에 살면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였다.
한국에선 그 흔하디 흔한 문과를 나왔고, 딱히 뛰어난 재주도 없고, 기술도 없는 나.
너무나 평범하다 못해 특출 난 점이 없어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쳐지는 부분이 많은 듯하다.
우연한 기회에 캐나다에 워킹홀리데이로 와서 여기에서 평생 살기로 마음먹은 이후 오롯이 영주권 취득만을 목표로 달려오다 보니 이제 6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 버렸다.
영어도 못하고, 기술도 없고, 이제 나이도 많아졌고..
캐나다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나 고민을 하다 내린 결론. 공부해보자!이다.
평생 식당에서 서빙하며 손님들의 주는 팁에 나의 기분을 좌지우지하며 살아갈 순 없으니까.
지금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상태라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에 불면증까지 얻었다.
다시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엔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와 쉽게 포기할 것을 알기에 그나마 하던 공부를 지속하기로 결정하였다.
한국에서 상경계열을 나왔으니, 여기서도 경제와 파이낸스 공부를 한다면 그나마 조금 있는 지식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국어로 된 이론 베이스를 영어 전문 용어로만 공부를 하면 괜찮지 않을까 하여 시작한 CFA 시험.
벌써 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CFA 시험은 Chartered Financial Analyst의 줄임말
한국어로 하면 공인 재무분석사 또는 국제재무분석사 정도가 되겠다.
기업 증권금융, 재무관리 감독 등의 분야의 공부이며, 3차에 걸려 모두 영어로 치러야 하는 미국 시험이다.
FRA와 Equity 등의 과목은 아무래도 기본 이론은 어렵지 않았다.
단지 방대한 양과 영어라는 벽이 생각보다 클 뿐.
일을 한다는 핑계로 일주일에 10시간도 채 공부하지 못했다.
(내가 왜 이 시험을 선택하였는지 공부하고 나서 후회하였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환자의 폭증으로 인해 작년부터 계속 미뤄지던 시험이 이번 2월 시험도 미뤄질 수 있다는 메일이 왔다.
자세한 사항은 2월 2일에 알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캐나다는 특히 퀘벡과 온타리오주에서 확진자가 꾸준히 많이 나오고 있어, 시험연기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공부량이 부족한 탓에 오히려 다행인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이왕 하고 있는 것을 빨리 마무리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만약 2월 시험을 강행하게 된다면..
이제 남은 한 달 동안 벼락치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것 같다.
시험비가 장난이 아닌데.. 떨어지면 어떡하지..
공부한다고 친구도 안 만나고 (사실은 코로나 때문에 못 보고) 여러 가지 배려해준 주변분들한테 정말 민폐인데..ㅠㅠ
시험이 끝나면 부족한 영어공부도 해야 할 것 같다.
학교 졸업하면 끝날 것 같은 공부와 시험이 평생 동안 어떤 형태로든 따라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승진 및 사내 시험에 시달렸었다. 퇴사를 한 이후는 시험 따윈 안 볼 줄 알았는데.. 영주권을 지원하려니 영어시험이 필요했다.
영주권을 취득하려니 또 제대로 된 Job을 구하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
어떤 형태로든 평생 공부와 시험이 내 인생에 따라다닐 것 같은 불길한 예감.. 아니 예감이 아니라 현실이다,
공부하고, 시험 치고 그런 노력들이 하기 싫다면 안 해도 된다. 그냥 그렇게 뒤처진 사람으로 그냥저냥 살아가면 되는 거니깐.
살면서 요행으로 잘되었던 적이 없었는데, 이번 시험은 운도 좀 따라줘서 꼭 한 번에 붙고 싶다.
그래야 낮춰진 자존감도 좀 회복하고, 앞으로 캐나다에서 살아갈 방향도 조금이나마 정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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