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1. 20. 수요일
캐나다 어느 지역에 살아야 할까?
캐나다로 유학, 취업, 여행, 이민 등의 사유로 오는 사람들은 어느 지역에 정착하길 선호할까?
내가 만나본 유학생들은 대부분 가고싶은 학교나 전공이 정해져 있어, 그 학교에 따라 지역이 고민 없이 결정이 났었다.
여행 오신 분들은 여행 목적에 따라 관광을 하고 돌아가니 정책 할 지역에 대한 고민과는 거리가 멀 것이다.
워킹홀리데이나 이민등의 목적으로 장기간 캐나다에 거주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어느 지역으로 정착할지 고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면 어느 지역이 가장 좋은 곳일까?
나의 경우 그 고려대상에 대한 기준을 나열해보고 정리하여 결정을 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요즘 다시 캐나다 정착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데 여기다 정리해보려고 한다.
1. 도시 VS 중소도시 VS 시골
내가 처음 캐나다로 오기로 결심하였을 때.
나의 확고한 기준은 대도시에 미국과 가까운 곳이었다.
대도시중에서도 나라의 제1도시에 무조건 살아봐야 한다는 나름의 철학(?)이 있다.
처음 가보는 나라의 제1도시에서 그 나라의 분위기와 문화를 좀 더 빨리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이다.
그리하여 나는 처음 캐나다 입국 시 고민도 없이 토론토로 들어와 살았었다.
확실히 도시는 인프라가 잘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장점 있다.
편리하고, 화려하고, 바쁘고, 다양한 것들을 빠른 시간 내에 접할 수 있다.
반면 물가가 비싸다. 나는 이 "물가"가 비싸다는 것을 다른 부분에서는 느끼지 못하였는데 오로지 집값에서 뼈저리게 느꼈던 부분이다.
사실 그로서리나 다른 쇼핑, 외식 비용 등은 시골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하다고 느꼈다. 맛집 등 선택의 폭이 넓어 내가 골라서 소비할 수 있기에 소비 부분에서 비싼 물가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반면 렌트비는 정말 확연히 차이가 났다. 도시를 선호해도 렌트비 때문에 도시에 살 수 없는 사람이 많으니 이 부분이 [물가가 비싸다고] 생각하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듯하다.
반면 중소도시나 시골에선 어떨까?
캐나다는 한국의 자연과 또 다른 대자연의 느낌을 받으며 지낼 수 있다.
특히 미세먼지 때문에 고통인 한국인에게 매일마다 주는 깨끗한 자연의 공기는 정말 큰 선물 같은 하루일 것이다.
한국에서 지낼 땐 알레르기 비염이 너무 심해 매일 가방에 휴지를 들고 다녔다.
콧물이 줄줄 흐르고 눈이 간지러워 업무가 힘들어 휴가를 낼 정도로 심하기도 하였다.
캐나다에 와서 토론토라는 대도시에 살았다. 도심 속에서도 공원과 나무가 많고 워낙 공기가 좋은 나라라 그런지 정말 바로 나았다.
내가 한국에서 비염을 앓았는지 까먹을 정도로 캐나다 안에선 한 번도 고생한 적이 없다.
7년 동안 캐나다 살면서 딱 한번 한국에 갔었는데 그때 내가 먼지 알레르기 비염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상기시켰었다.
토론토도 공기가 좋은데 도심을 벗어나면 얼마나 더 좋은 공기 속에서 지낼 수 있을까?
내가 잠시 캐나다 북쪽 인구가 5천여 명밖에 안 되는 시골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매일 집 앞 공원을 산책하고, 초록 자연으로 안구정화를 하였다. 매일매일 시간이 갈수록 그만큼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단점은 해가 빨리 진다.
도심의 그 불빛이 없기에 겨울은 4시에 해가지면 밤이 너무 길고 춥다.
그리고 아직 사람이 사는 곳 보다 대자연이 차지하는 면적이 더 큰 캐나다. 시골에서는 야생짐승의 위협도 단점이다.
퇴근시간이 4시 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퇴근 시에는 무서움과 추위에 떨었던 기억뿐이다.
조명도 없는 깜깜한 시골길에 손전등을 들고 걸어가는 퇴근길. 혹시 그 어둠 속으로 곰이나 쿠거 또는 늑대 같은 짐승이 나올까 떨면서 걸어갔던 기억으로 가득하다.
얼마나 시골에 살아서 그러냐고 할 텐데. 밴쿠버 쪽 코퀴틀람이나 놀스 밴쿠버 같은 도시에 살아도 곰이나 쿠거는 종종 목격할 수 있다.
겨울엔 특히 부족한 식량으로 먹을 것을 찾아 내려오는 야생동물들 이야기를 뉴스에서 아주 많이 볼 수 있다.
캐나다의 중소도시는 한국사람들이 느끼기에 시골 같으면서도 어느 정도 인프라가 잘되어 있어 타협하고 지내기에 나쁘지 않은 듯하다.
토론토의 도시 혜택을 누리면서 다운타운보다는 저렴한 집값으로 이토비코, 옥빌, 노스욕이나 마캄, 반 등의 지역에 정착하는 한국인들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밴쿠버의 경우 코퀴틀람, 써리, 화이트락, 랭리 등의 지역이 다운타운으로 접근성이 용이하며 (차로 40분 내외) 너무 시골도 아니고 잘 짜인 마을 구성에 자리 잡는 한국인이 많은 듯하다.
특히 요즘 코로나로 인해 모여사는 도심에서 중소 도시 쪽으로 이주 현상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밴쿠버에선 랭리라는 지역이 아주 각광받는 듯하다.
같은 가격에 밴쿠버, 버나비에선 투베드룸 콘도 정도밖에 못 얻는데 반해 랭리에서는 타운하우스, 싱글하우스 등의 넓은 나의 개별 공간을 가진 집을 구할 수 있다. 또한 신도시라 학군이 좋아 특히 한국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요즘 랭리에 가면 코퀴틀람보다 더 한인타운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소도시의 매력이 부곽 되는 듯하다.
2. 한인타운 VS 한국인 없는 곳
기본적으로 한국인들이 많은 곳은 살기 편하다.
한국어를 쓸 수 있고, 그러니 다양한 한국음식점과 한국 그로서리 마켓 등의 편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어떨 때는 한국에 살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 정도이니깐.
그런 시설 외에도 한국인들이 터를 잡은 곳은 대부분 안전하고 학군이 좋은 곳 위주인 듯하다. (나의 주관적인 생각)
캐나다에 와서 한국인들이 많은 곳에 지내면 사실 영어를 잘할 필요도 없다.
그것이 단점이기도 하다. 캐나다에 사는데 영어를 쓸 일이 없다는 점. 영어가 늘지 않는다는 점. 그냥 한국 같다는 점.
이민 이외에 워킹홀리데이나 단기 거주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 중에는 일부러 한국인들이 살지 않는 지역으로 찾아가기도 한다.
온전한 캐나다 문화를 느끼고 영어로 부딪혀 가며 지내기 위함이다.
극단적으로 한국인이 아니 아시아인이 거의 없는 지역에 살아보았던 나로선.. 장기 정착지로는 후자는 굉장히 별로라고 생각한다.
일단 30년 가까이 한국에서 지내온 뿌리부터 한국인인 나는. 한식이 없으면 정말 죽어 버릴 것 같다.
몇 개월에 한 번씩 한국 마켓으로 가 고추장 김치 등 한 식품 장을 봐오기는 하지만.... 그것으로는 정말 한계를 느꼈다.
한식 때문에 내가 시골에 못 살 거 같다고 생각할 줄 몰랐는데, 정말 큰 이유였다.
캐나다에 아주 어릴 때 이민 왔거나, 여기서 태어나 한국어를 거의 못하는 한국계 캐네디언 친구들조차도 생활은 캐네디언이나, 식성은 한식인 모습을 보면 정말 한식이 저렇게 중독성이 강한가? 뿌리부터 한국인은 확실히 다르구나 느꼈다.
3. 춥지만 해나는 곳 vs 따뜻하지만 비 오는 곳
와 정말 나는 밴쿠버 와서 너무 고생했었다.
과장 조금만 해서 10월부터 4월 초중순까지 밴쿠버는 비만 오거나 회색 하늘이다.
아니 적고 보니 과장이 아니다.
해가 쨍쨍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지내왔던 나에게 "우기"라는 새로운 환경이 이렇게 힘들게 할 줄 몰랐다.
캐네디언인 친구는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비타민 잘 챙겨 먹으라고 하였다.
겨울 내내 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정말 여기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분무기처럼 얇은 비만 내리고 우울한 날의 연속이다.
그래서 처음에 나는 밴쿠버가 너무 싫었다. 지금도 그렇게 좋진 않다.
밴쿠버는 여름과 비 오는 회색이라는 두 가지 계절만 존재한 듯하다.
대신 굉장히 따뜻하다. 겨울 내내 영하로 내려가거나 눈이 오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으며 평균 5~10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한다.
추위를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밴쿠버가 정말 살기 좋을 것이다.
주변에도 추위 때문에 이 BC주 밴쿠버로 도시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다.
반면 토론토나, 캘거리, 퀘벡 등의 기타 다른 도시는 겨울에 정말 춥다.
진짜 캐나다 하면 생각나는 추위와 엄청난 눈의 세계가 펼쳐진다. 대신 밤에 눈이 오고 낮에는 해가 나는 날이 많아 우울하단 생각을 덜하였다.
겨울엔 4시 전후로 해가 빨리 지는 것은 똑같다.
캐나다 북쪽에 살 때는 2시 넘어서 해가 지기 시작하였다. 가끔 오로라가 보이기도 하는 엄청 위쪽이었는데, 다시 그곳에 살고 싶진 않다.ㅎㅎ
캐나다 여러 지역에 살아보면서 인간에게 "해"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4. 바닷가 쪽 VS 산 쪽
사실 바닷가와 높은 산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다 충족해주는 곳은 역시 밴쿠버 지역인듯하다.
토론토 또한 아름다운 온타리오 호수와 조금만 벗어나도 나이아가라 폭포와 같은 대자 연등이 인접해 일상을 벗어나 휴일을 보내기에 적합한 곳이 많다.
내가 북쪽 지역에 살 때 빨리지는 해만큼 답답한 것이 주변이 전부 지평선이라는 것.
한국에서는 지평선이 보기 힘든데, 이게 캐나다에 처음 느꼈을 때는 너무 신기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지평선. 산도 없고, 물도 없고.
그 지평선이 주는 공포감과 답답함을 느껴보지 않으면 얼마나 큰지 모를 것이다.
지평선이 얼마나 광활하고 아름답겠냐고 하겠냐만은... ㅠㅠ 생각보다 그렇지 못하다.
우리가 동서남북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 한가운데 떠있다고 생각하면 비슷한 느낌일까..?
끝이 보이지 않는 답답함과 공포감. 그것 또한 내가 시골이 질려버린 다른 큰 이유였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매일 뒷산으로 가족들과 등산을 다니며 자랐던 한국인이라 그런지, 주변 거주환경에서 물가와 산이 있는 것이 큰 환경적인 요인이었다.
밴쿠버는 주변에 큰 산이 많다.
겨울에는 스키나 스노 보드 등의 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여름에는 하이킹을 다니며 대자연을 느끼고 지내기에 아주 적합하다.
게다가 서쪽과 남쪽으로 바닷가가 인접해있다.
한국의 부산과도 비슷한 느낌을 받곤 하였다.
밴쿠버는 도시이면서 자연과 인접한 지역이다. 반면 동쪽 끝의 핼리팩스라는 곳은 시골은 아니지만 중소도시이고, 역시 바다와 인접하고 기후가 온화하다고 들었다. 반면 한국인 수가 매우 적고 그러다 보니 한국 관련 제품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나는 바닷가 지역도 좋아 핼리팩스에 관심이 많았었다.
하지만 한식 없이 못 산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로는 한국식품 관련 재료를 얻기 힘든 곳은 안 되겠구나 싶었다.
물론 핼리팩스도 한인마트가 있다고는 하나... 나는 그냥 고추장 된장 정도가 아니라, 삼시 3끼를 한식으로 먹는 한국인이라, 디테일이 많이 필요하다. ㅠㅠ
이렇게 본인에게 중요도가 큰 부분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을 하자.
그리고 어느 지역에 살아야 하는지 결정하면 좀 더 쉬울 듯하다.
도시가 좋지만 무조건 대도시에 살아야 하는 나에겐 캘거리, 퀘벡 같은 지역조차 선택에 배제되었고,
한식과 바닷가등의 다른 요인까지 고려하여 밴쿠버라고 결정을 지었다. 최종적으로 직장과 집값 등의 디테일 등으로 밴쿠버 외곽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다른 지역 또한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으며, 이주를 고려중이기도 하다.
한국처럼 자라온 고향이 없는 우리에겐, 지역 선정이 참 어려운 숙제 느낌이다.
한편으로는 어느 지역이든 살아 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 재미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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